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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러블리즈 Ah-choo



러블리즈는 참 미묘한 팀이다. 무난한 걸그룹같아 보이는데 음악의 총괄프로듀서가 윤상이 맡음으로서 하나의 색이 입혀진다. 

마치 가을방학에서 계피의 보컬을 듣지만 동시에 정바비의 음악을 감상하듯 여러 소녀들의 춤과 노래를 들으면서 그 이면에 윤상이라는 큰 뮤지션을 볼 수 있달까.

가끔 인터넷에서 러블리즈가 윤상으로 인한 한계가 있다는 글을 본 것 같은데 그보단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심는데 확실한 영향을 주었다는점에서 효과를 봤을 것 같다. 이름도 모른채 사라지는 아이돌들이 얼마나 많은가.

암튼 캔디젤리러브나 안녕같은 타이틀에서 유독 더 윤상의 흔적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 미니엘범에 수록된 Ah-choo는 앞선 두 곡과는 무언가 다른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만의 결론은 켄디젤리러브나 안녕의 경우 현재의 윤상이 2010년대의 화법으로 만든 곡 같다면 Ah-choo는 ​​그의 리즈시절인 90년대의 향기가 난다는 것이다. 아이돌은 항상 기획의 승부가 펼쳐지는 곳이니 곡 뿐 아니라 가사와 의상, 안무까지 일관적인 컨셉에서 90년대의 향수가 느껴진다. 그래서 좀 더 반갑기도 하고 덜 자극점임에도 멜로디가 붙는 것 같았다.

아이돌이라면 노래에 이미 보여지는 부분이 반 이상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오늘 처음으로 유튜브에서 안무를 보았다. 그리곤 또 다른 묘한 감정이 들었다. 안무나 무대가 일본 아이돌 같은 느낌이랄까. 뭐라 더 자세하게 설명은 못하겠는데 우리나라 90년대의 정서와 일본 아이돌의 느낌이 공존하는 듯 했다. 






러블리즈가 지금의 위상에서 한단계 도약하려면 무언가 계기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윤상과의 작별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조금 더 윤상의 걸그룹으로 남아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