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keaflow 2015. 11. 16. 20:24

비 맞으며 한강길로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데 뒷바퀴가 터져버렸다. 별다른 방법이 없이 두어시간을 묵묵히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몸살 직전의 상태는 오히려 또릿해지는듯.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그간의 무기력함을 받아내며 쩔수없이 걸었다. 광화문도 답답하고 파리도 답답하다. 그간의 무리한 일정과 더불어 조금은 울병과 같은 정서상태가 몸을 더 끌어내렸지 싶다.

별 수 없이 터덜터덜 걷는 길이 인생과 비슷하다 싶었다. 조금 더 빠르게, 편하게 가고 싶지만 그냥 참고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이 말이다.

전기자전거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수리도 쉽지 않고 여기저기 무거워지는 녀석을 보며 편리함의 잇점과 운동부족의 단점을 무시하며 다녔는데 확실히 고칠 때까진 한동안 아내의 일반자전거로 다니려고 한다. 지금처럼 아슬아슬하게 일어나면 안되겠지. 조금 더 여유있게 시간을 갖는다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혹시 모르지, 내년엔 일반자전거로 20km 출퇴근길을 다니는게 익숙해져있을지.

암튼 오늘 참 힘들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