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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잠깐의 헤어짐

지음이가 부모님댁으로 갔다. 만삭의 아내가 몸이 많이 무거워지면서 허리를 비롯한 여러 통증에 시달리면서 육아를 동시에 진행하는건 무리라는 판단하에 걱정하시던 부모님의 제안을 덥썩 받아들였다. 지음이가 태어나고 양가 부모님께 여러번 맡긴적이 있었다. 대부분 아내와 영화를 보거나 데이트를 하기 위해서였는데 처음엔 2-3시간에서 지난 결혼기념일엔 하루동안, 지난달에는 3박4일까지 그 기간이 늘어갔다. 다행히도 지음이는 부모와 떨어져서 어느정도 잘 지내는 듯 하고 다시 돌아와서도 어리광을 부리긴 하지만 곧잘 적응하는 모양을 보면 안심이 되기도 한다.


다만 이제 곧 태어나는 둘째의 산후조리를 위해 아내와 아이가 처가에 가기로 해서 그게 참 아쉽다. 적어도 두어달의 시간동안 떨어져있을텐데 결혼 후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낸 경험이 없다. (아마 가장 오랜 기간이 2주가 안되었던것 같다). 그 사이에 고시생처럼 공부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으로 영화관도 가고 게임도 하고 집정리도 하겠지만은-여기서 순서는 꽤 중요하다- 마냥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게 좋지만은 않다. 둘째의 성장과정을 직접 보지 못한다는 것이 서운하고 지음이와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도 마냥 아쉽다. 아내와 함께하지 못한다는건 정말 슬픈 일이다. (경험상 떨어져있는걸 즐기는건 2-3일이면 충분한것 같다;)


방학이 되면 마냥 처가에 있을까 생각을 해봤지만 나 자신을 다잡고 공부하는 시간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어르신이 돌봐주시면서 절약된 돈은 뻔뻔하지만 인강에 투자하고 내 체질에 맞게 식단도 조절하면서 지내보려고 한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살아간다는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면 수용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하는게 맞는거 같다. 주말마다 내려갈까 계획중인데 주어진 시간에 가족과 함께 잘 보내봐야지.


어제 아내가 가진통을 느끼면서 출산이 실제적으로 많이 와닿은 것 같다. 둘째를 맞이하기 위해 짐도 미리 싸놓고 실질적인 준비들을 하게 될 것 같다. 지음이와의 헤어짐은 며칠이 될지 아직 모르지만(아마 주말정도에 다시 보게되지 않을까?) 그 시간동안 부모로서 해야할 일을 성실히 감당하고 쉼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