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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호빗 : 다섯 군대의 전투



호빗: 다섯 군대 전투 (2014)

The Hobbit: The Battle of the Five Armies 
8.2
감독
피터 잭슨
출연
이안 맥켈런, 마틴 프리먼, 베네딕트 컴버배치, 에반젤린 릴리, 리 페이스
정보
판타지 | 뉴질랜드, 미국 | 144 분 | 2014-12-17
글쓴이 평점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에서 출발한 여정이 이제야 끝이 났다. 매번 엉덩이가 저려올 정도의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연례행사처럼 영화관에서 만났었는데 마지막 편을 보게 되다니.


이 영화 진짜 묘한 작품이다. 상영시간은 144분으로 짧은 시간도 아니고 호빗 원작이 반지의 제왕에 비하면 짧디짧음에도 똑같이 삼부작으로 만드느라 늘어진다는 평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급하게 진행이 되었다; (확장판을 기다리겠음) 지난 시리즈들도 아무리 몰입하며 봐도 시간을 한두번 확인하면서 길긴 길다고 생각했었는데 짧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금방 시간이 지나가버렸다. 완급조절이 엄청 잘된거 같지도 않은데 뭐, 뭐지.;;


이 작품에 안타까운 점이 두가지 있었다. 

처음으로는 감독인 피터 잭슨씨. 영화를 마치며 드디어 이 감독이 중간계를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들더라. 반지의 제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호빗은 다른 감독에게 맡기려고 했는데 돌아돌아 호빗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재기 넘치는 감독이 어느정도 소비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야 다른 작품들을 만들 여유가 생겼을테니 축하해주고 싶다. 갈수록 작품을 대강 만드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감독님, 정말 고마웠어요. 님만큼 이 작품을 잘 만들 감독도 없을거라고 치켜세워주고 싶다.

두번째 안타까운 점은 부제가 바뀐 것인데 원래 부제였던 또 다른 시작 There and Back Again 이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섯 군대 전투 The Battle of the Five Armies 로 바뀌었다. 원래 부제를 듣고 호빗과 반지의 제왕을 잇는 부제라고 생각해서 참 좋았었는데 피터 잭슨 감독도 스튜디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구나 생각하니 씁쓸하기도 하고 실제 영화가 전투, 전투, 전투, 전투가 이어지는 구성이 되어버린 것도 뭔가 제작사의 영향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영화 중간에 마법사들과 요정왕의 무쌍을 보면서ㅋㅋ 반지 첫편에서 마법사가 마법이라고는 지팡이 끝으로 빛 비추는 것밖에 못해서 놀랐던 경험을 떠올리며 세월이 무상하기도 하고. 갈수록 후덕해지는 레골라스보면서 오랜 시간이 흘렀음을 새삼 느끼기도 하고. 같이 늙어간다는게 요런건가.


사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의 뒷 30분은 정말 감정의 회오리였다. 중간계를 떠나는 프로도와 남겨진 원정대의 마지막을 지켜보는건 숭고하기도 하고 진한 여운을 남기는 인사같았다. 그에 비해 호빗 시리즈의 마지막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가볍고 담백하게 마무리 된 것 같다. 한번 더 극장에서 보고 엔딩롤을 보며 여러 생각들에 잠기고 싶다.


실마릴리온이 영화화 될지 모르겠다만, 어쨋든 내가 알고 있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막이 내려진 것 같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고 단점도 많은 영화였다면 지난 10여년동안 함께 했던 세월이 정이 되어 웃으며 보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시간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반지의 제왕 호빗 중 한명이었던 빌리 보이드가 부른 엔딩송 The Last 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