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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방학 끝자락에서

아기를 키우는 삶이 예측불인지라 하루가 이틀같고 이틀이 하루같이 뭉뚱그려져 시간을 보내다보니 방학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의미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큰 결정을 앞두고 이래저래 생각도 많다.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신뢰하는 분들의 말씀도 듣고 여러 조건과 상황을 헤아리면서 오히려 본질적인 질문에 가까워지는 신비를 경험하고 있다.

흔히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다고 한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원점으로 회기한다 할지라도 이로인해 얻은 것들이 인생의 여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두 아이의 아빠이지만 여전히 미숙하고 자라야할 것 많은 사람임을 절실히 깨닫는 이 시기가 나를 겸손케한다.

가톨릭대 안에 있는 성당의 고요함이 그립다. 그곳의 나무냄새와 눈 앞의 십자가를 두고 다시 한번 조용히 기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