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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너와 나의 거리

지난주였나, 희언이와 눈을 마주치고 방긋 웃으면 아이도 입꼬리를 올리며 씩 웃는다. 아빠는 기분이 좋아져 엄마에게도 자랑하고 이후로도 몇번씩 씩 웃어보였다.


방긋

지음이도 마찬가지였지만 계획에 위해 아이를 갖거나 하진 않았다. 첫째를 낳고 어느정도 키우기 여유있어졌다 싶어질 때 임신을 알게 되었다.

둘째 출산 후 이런저런 이유로 처가에서 산후조리를 하기로 하고 태어난지 5일도 안된 아기와 함께 충북 단양까지 내려갔다. 처갓댁의 도움으로 아내는 산후조리를 잘 마칠 수 있었다. 난 임용고시로 인해 혼자 공부에 매진했었는데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가족과 떨어져있는 것도 그렇고 수험생 생활도 좀 힘들긴 했었다.


갓 올라왔을 때

태어난지 50일이 되서야 아기는 가족과 함께 집으로 올라왔고 방학을 맞이한 나는 한달간 정신없는 생활을 보냈다. 지음이때는 아기한테 맞춰서 생활리듬을 변경하면 되었는데 아이가 둘이다 보니까 수면패턴도 다 흐트러지고 체력이 고갈되다못해 건강이 망가지는 걸 느낄정도였다.

그런 흐름속에 희언이가 입원을 하게 되었다. 지난 3일간 희언이와 보내면서 좋은 점이 많이 있었다. 장모님께서 아직 아기인데 어른대접을 해서 엄마아빠에게 시위하려고 그랬나보다고 하신다. 어느정도는 맞는 것 같다. 아이를 한번 키워봐서 인지 딱히 긴장하는 것도 없이 익숙하다는 이유로 설렁설렁 자라는걸 봤었는데 여기 와서야 두달된 아기 대접을 제대로 받는 것 같다.

더불어 첫째를 부모님께 맡기고 아픈 아이와 하루종일 같이 있다보니 정서적인 밀착이 깊게 일어난다. 이 아기가 나의 자녀이라는 생물학적 사실관계를 넘어서 아빠와 아들이라는 관계적인 성장이 있었던 것 같다. 우는 아기를 보며 마음 아파하고 방긋 웃는 아이에게 기쁨을 느끼는 그런 별 것 아닌 것들이 관계를 자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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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누군가가 지음이가 좋은지, 희언이가 좋은지 물어본적이 있었다. 난 즉각적으로 지음이가 더 좋다고 대답을 했는데 어떻게 아빠가 되어서 형평성이 없냐는 듯한 질문자의 대답에 '당연히 함께한 시간이 더 많으니 지음이한테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이후로 몇번 곱씹으며 내 마음을 정리해봤는데 아이들은 어느 시점이 지나면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사랑해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나에게는 이번 입원 기간이 그런 계기가 된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었단다, 아들아 : )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