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작은 감사

특수교육을 하는 선배교사들에게 '우리는 똑같이 가르쳐도 제자가 남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는데 공감이 많이 되었다.

지난 근무지에서 첫 제자들을 떠나보낼 때 그랬었던 것 같다. 일년동안 죽어라 고생하면서 정든 아이들이 사진 몇장 남기고 매일 집에 갈 때 하는 것과 다를바 없는 인사를 남기고 가는데 그렇게 마음이 헛헛할 수 없더라.

(아마 자폐 애들이 많았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지난 2년동안 계속 담임을 맡았던 애들을 보내는 졸업식이 가까울수록 내 마음은 불편했었다. 나름 정떼기라고 생각했는데 마음을 준 만큼 상처받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졸업준비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등교한 애들 보니까 얼마나 반갑던지. 정말 좋더라 ^^

정신없이 졸업식을 마치고 이후 일정들을 쉼없이 달린 후에야 덤덤하게 마지막임을 받아들였는데 문자가 한통 왔다.



지난 학교에서 맡았던 아이가 문자를 보낸 것이다. 얼핏 이 아이들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인건 알고 있었는데 졸업식 날짜까지 같았나보다.

제자에게 연락이 온다는게 참 기분좋은 일이더라. 고등학교 3년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는 잘 모르지만 졸업했다는 것만으로도 수고많았다고 전해주고 싶다.

문자 한통이 별 것 아니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