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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사람의 마음

#. 사람의 마음이란게 참 재미있다. 상황은 달라진게 없는데 마음이 바뀌니 한결 편하다. 혼자일땐 안될 것 같던게 마음이 통하니 희망이 생긴다.

시작이 반이라는데 초입부터 허덕이며 걸어가는 이 길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조금만 더 넉넉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빡빡하게 생활을 가져가야겠다.

#.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이전이라면 하지 않았을 것들을 하고 있다. 헬멧을 쓰는 것도 그렇고 처음으로 자전거 안경과 마스크를 사용하게 되었다. 생색내는 것 같아 하기 부담스러웠는데 눈 주변에 몇번 돌(?)이 튀고 벌레 몇마리가 입에 들어오고 왜 사람들이 복장을 갖추는지 알 수 있겠더라.

집 근처 자전거 샵에 가서 필모리스 자전거 안경을 구매했다. 꽤 기분 좋았음.


첫 날이라 자전거 안경 표를 떼지도 않음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어둑해졌다고 집에 거의 다 와서 안경을 손에 잡고 자전거를 탔다. 5분정도만 타면 집에 도착하는 상황. 그/런/데 자전거의 작은 충격에 내 손에 있던 안경이 날아가고 말았다. 짧은 사이 그나마 렌즈가 망가짐 교체해야겠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으나 기가막히게도 자전거 바퀴에 무언가 끌리는 느낌이.. 안경테가 박살이 나서 어떻게 손댈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있었다.


멘붕 ㅠㅠ


고작 하루만에 십만원에 가까운 돈이 날아가는 그 느낌. 전날 샵에서 다른 물건 이야기를 하면서 망가뜨리지 않는게 절약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하루만에 박살나다니. 차마 아내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지도 못하고, 아쉬움에 버리지도 못한채 자전거 가방에 일주일정도 넣고 다녔다는 ㅠ

한동안 이러고 다녔음ㅠ

결국 일주일정도 후에 다른 매장에서 다른 안경을 샀다. 내 용돈을 절반 이상 부담하는 조건으로 샀다. 그래도 안경없이 자전거 타기는 조심스럽더라. 이번에는 지난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변색렌즈로 구입했다. 아주 좋은 브랜드는 아닌지라 휙휙 바뀌지는 않는데 낮에 눈부시지 않고 저녁에 어둡지 않으니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 같다.


사람 마음이 참 그런게 안경을 샀을 때 마음과 망가졌을 때 마음이 얼마나 들썩이던지. 한동안 우울감이 마음을 채워서 어떻게 피할 방법도 찾지 못한채 시간을 보내었다. 어느정도 마음이 가라앉고 나서 다음 안경을 살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이왕산거 망가뜨리지 말고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음 좋겠다.

요렇게 돌아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