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기억하라

오늘 설교는 '기억'에 관한 내용이었다. 세월호참사 1주기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다시금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기억하지 않기 때문에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이야기가 전에는 이론처럼 들렸었는데 어느새 현실이 되어있었다. 대체 우리는 몇년도를 살아가고 있는건가.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의 광야생활에서 이전 이집트 시절이 좋았다는 불평에 인간 본성이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고작 몇십년전에 파라오의 말 한마디에 모든 남자아이가 죽임당했던 일이 있었다는걸 잊다니. 과거 미화도 어느 정도껏이어야지.



이 책을 정말 보고 싶지 않았다. 엄청 짜증날 것 같아서. 슬프고 괴롭고 할 것 같아서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기억해야할 것 같아 한 권 구매했다.

고작 두어장 넘기는데 눈물이 핑 돈다. 마음이 무거워 다른데 신경이 쓰이지가 않는다. 이게 이미 일어난 일이라는게 원망스럽다. 아, 어떻게 해야하지.



한겨레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518 유족분들이 보냈다는 현수막이 올라왔다(http://m.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86508.html) 짧은 두 문장 안에 담긴 마음이 감히 뭐라고 평하지 못하겠다. '안다'라는 위로를 건네는 그이들의 보내온 시간의 무게가 가늠되지가 않는다.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이 끊임없이 몸에 기억을 새기듯 휘발되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우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억하기 싫고 괴롭더라도 사람으로 살기 위해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제 곧 4월 16일이 된다. 우리의 기억속에 살아있는 이들을 다시 불러내야겠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