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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우쿨렐레

몇달전 마트에서 기타 장난감을 사주었었다. 줄은 없고 버튼을 누르면 멜로디가 나오는 단순한 장난감인데 짐이는 좋았었나 보다. 아마 시크릿쥬쥬에 나오는 밴드가 있어서 기타를 친다는 것이 즐거웠을듯 싶다. 그런데 얼마전 불꺼진 방을 지나가다가 나의 발에 밟혀 기타가 두동강이 나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짐이가 아쉬워는 해도 다음에 마트갈 때 사준다는 약속을 믿고 잘 기다려줬다. (사실 지가 밟아서 망가진줄 알고 있다ㅋ) 그리고 그 믿음이 며칠전 보상을 받았다 : )

현이 돌잔치에 오신 처가 어른들이 한밤 보내시고 다음날 내려가시기 전 같이 코스트코에 들리게 되었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해주고픈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과 기타를 부르던 아이의 욕망이 맞닿아 우주의 기운이 몰리게 되었다. 


어쩌다 사천원짜리 전자기타가 십만원의 우쿨렐레가 된 것 인가.

조금 고민이 있었다. 사주시는 것이야 감사하지만 관리도 잘 안되고 아직 배우기엔 이르지 않은가 싶은가 생각이 들더라. 혹여나 지난번 전자기타처럼 밟혀 우지끈 하는 날이 온다면 멘붕의 스케일이 다를게 뻔하기 때문에; 코스트코 묻지마환불이 가능하기에 매장에서 나가지도 어쩌지도 못하고 고민을 하는데 잠든 아이가 일어나더니 기타가 좋다는 한마디를 던져주어 기꺼이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집에 와서 실제 우쿨렐레를 열어보니 짐이도 관심을 많이 보인다. 크기도 적당히 맞아 그럴듯하게 자세를 취한다. 교회에서 아빠가 기타를 치는걸 본적이 있는지 자기도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ㅎ 아직 코드는 당연하고 주법도 전혀 할준 모르지만 혼자 이리저리 튕기며 노래를 부르는데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동영상을 처가 어른들께 카톡으로 보냈더니 반응이 뜨겁다. 몇번을 돌려보시곤 친구분들께도 보여줬는데 칭찬이 자자하단다. 돈값은 이미 한 듯 싶다.



What a lovely!

물론 아직도 안전하다고 할 순 없지만 (망가짐 장인어른이 한 대 더 사주신다고ㅎㅎ) 짐이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좋겠다. 언젠간 제대로 연주하는 날이 올지 모르잖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