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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상

151209 망

오전부터 소화가 안되는 등 몸상태가 좋지 않더니 오후내내 정신을 못차렸다. 화장실도 수차례가고 소화제도 먹었는데 갈수록 기운이 빠지더라. 퇴근할즈음엔 도저히 자전거를 탈 기운이 없어서 (비가 쏟아질 때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대중교통으로 집에 돌아가려고 했다.

어짜피 환승해야 집으로 갈 수 있기에 제일 먼저 온 좌석을 탔다. 좌석도 여유있고 난방도 잘되니 잘선택했다 싶었다...만 눈을 뜨니 버스는 자유로 위에 있었다. 머리로 생각해보진 않은건 아닌데 노곤노곤하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보다.

이 버스는 강남직행버스. 다음 정류장은 신사역. 차로 가득한 도로는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다. 이왕 이렇게된거 이 버스에서라도 푹 자면 좋겠는데 돌아가는 노선을 검색하고 황망함을 수습하는 사이 잠이 깨버리고 말았다.

지금 하나의 걱정은 돌아오는 대중교통 수단에 앉을 자리가 있을까하는 점이다. 여기서 조금 채운 체력이 왕창 갉아먹혀 돌아가지 않으려나;

이 글을 쓰는 사이 버스는 우리 집이 있는 성산대교를 지나 마포대교를 앞두고 있다. 쨋든 집에는 들어가겠지. 내일 출근이 있다는게 새삼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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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집에 들어왔다. 출발 5시 20분 도착 9시의 어마어마한 여행을 마치고ㅋㅋ 위기는 신사역에서 버카충과 예금인출을 위해 좀 걸은 후 이왕 간거(;) 다음 정류장을 가자. 하고 걷다가 논현역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행군을 했다. 난 분명 중앙정류장이 보인 것 같아 걷기 시작한건데 거짓말처럼 그것은 저멀리 있었다.

다행히 돌아오는 버스에는 자리도 있었고 생각보다 빨리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몸은 천근만근 무겁지만 어쩌겠는가. 집에 들어온 이후로는 바닥에 누워 일어나질 못하고 있다. 한숨 푹 자고 내일은 정상컨디션으로 출근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