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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독감주사로 독감걸리다

말 그대로다. 짐이가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그날 밤 고열로 밤을 샜다.

기침을 하다 구토를 하기도 하고, 입맛이 없다고 먹기 싫다고 하기도 하고.

암튼 전형적인 독감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


애가 아프다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체력/정서의 고갈로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하고 그런다

어느정도 회복될 때까지 버터야 하는건데 그게 쉽지가 않다.

애 하나만 있을 땐 그 아이에게만 집중하면 되는데 둘째가 있다보니 밸런스가 쉽게 무너진다.

욘석은 몸쓰는게 익숙해지면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것도 많고 놀이를 하고 싶은데 엄마도, 아빠도 놀아주질 못하니 스트레스가 쌓이나보다.

뻗어서 누워있을 때 올라타거나 짜증내는 소리를 내면 임마에게도 여유가 없이 대하게 된다.

태어나 거의 처음으로 누나에게 양보해야하는 입장이 되었으니 힘들지 싶다.

날이라도 좀 따수면 밖으로 데리고 나갈텐데 어설프게 나갔다 이녀석마저 감기걸리진 않을까 그러지도 못하고 버티는 시간만 계속된다.


아무래도 병원에 데리고 가야할 것 같아서 어제 수업을 마치자마자 조퇴를 하고 집으로 갔다.

주사는 맞기 싫은데 진료는 받고 싶다고 해서 이불안에 숨어있는 아이를 옷을 입혀 나갔다.

유모차에 태워 가려고 했더니 업어달라고ㅠ 해서 소아과까지 업고 다녀왔다.

언제부턴가 묵직해져서 업기 쉽진 않았는데 요기서 좀 무리하기는 했다;;


병원에 가니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익숙하게 진료 자리로 가서 배를 까고 청진기 진료를 받았다.
입도 크게 잘 벌리고 주사도 안맞고 무사히 끝나나 했는데.

귀에 귓밥이 많다고 의사선생님이 귀를 파주시는데 여기서 놀랐는지 울음이 터졌다.

울먹이며 손을 부들부들떠는데 움직이지는 않더라. 에구 착한 녀석.

지난번 진료에도 주사 맞을 때 꾹 참고 선생님 속상할까봐 안울었다고 이야기했는데 짐이는 너무 착한거 같다.

약도 받고 약속대로 스티커도 사고 여전히 업혀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그나마 좀 나아질 때가 되었는지 약의 효과인지 간밤에 컨디션도 나쁘진 않았고 (그래도 토는 하더라)

아침 출근길에 이마에 손을 얹어보니 열이 좀 내린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아내에게도 오늘은 좀 나은 것 같다고 연락이 와 다행이다.

다만 그간 무리한 아내가 많이 피곤하거나 아플 것 같아 걱정은 되는데 잘 쉴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


에고, 아프지 말라고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아프다니.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평소에 손이나 잘 씻기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냥저냥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