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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전날 공육 월례회가 새벽 3시에 끝나는 바람에 쪽잠을 자고 오전에 치과 진료와 날자 회의까지 마치니 정신차리기 힘들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아내는 이비인후과에 가야해서 난 집에 남기로 했었다. 잠이 드는 와중에 지음이는 데리고 간다고 들었던 것 같다.

같이 자던 희언이가 잠에서 깨어나 울어재끼는 바람에 덩달아 일어났다. 어설프게 달래다보니 아내가 돌아왔다. 지음이의 들뜬 목소리를 들어보니 엄마와의 외출이 좋았었나보다.

지음이가 바나나와 귤을 들고 와서 과일가게에 들렸나 싶었다. 아빠는 귤을 먹으라길래 별 생각없이 귤껍질을 까서 먹었다.

나중에 아내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늘 지음이가 이곳저곳에서 예쁨을 많이 받았다 한다. 약국에서도 사탕을 받고 과일가게에서도 이뻐해주셨다고. 과일가게 아저씨가 귤을 하나 선물 주셨는데 자기는 셔서 귤을 잘 못먹는데 아빠 선물해준다고 했단다. 한봉다리 귤을 가져온줄 알았더니 하나 있는 귤을 선물받았단걸 아니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

지음이가 가끔 아빠에게 선물을 준다고 이야기를 한다. 때로는 본인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한 회유책으로,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그럴때도 있다. 지음이에게 귤 하나는 어떤 마음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