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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데이비드 핀처 (2008)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감독 데이비드 핀처 (2008 /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 엘 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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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를 보기 전에 치밀하지는 않지만
여러곳에서 모은 정보를 통해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영화를 보곤 하는데

이 영화는 영화리스트에서 아무런 생각없이 선택한 영화여서 그런지,
내가 아는 정보라곤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를 했다는 정도였다.
감독이 유명한 분이란건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는 ..
(그것도 이 분이 그 분이 맞나, 한참 고민하다 인터넷을 찾아야 했다ㅋㅋ)
 
아참, 영화 줄거리도 아주 간단하게는 알고 있었다.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사실 이것이 영화의 전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서인지 영화가 시작하기 전부터 노인의 모습을 지닌 갓 태어난 아이를 어떻게 그려낼지 궁굼했는데, 음.. 뭐 그런거였다. 음...
 
장래에 브래드 피트가 될 멋진 이 아기가 양로원으로 버려진다는건 정말 멋진 설정이었다
세상에 어떤 젊은이가 이와 같은 고생길이 훤한 아이를 키우겠으며 받아주었겠는가
또한 영화의 핵심인 인생, 혹은 죽음과도 양로원이란 배경은 꽤나 어올리는 장소가 되어주었다
채워지는만큼 떠나가는 사람들.. 그안에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이 있고
그것은 이상한 인생curious case이 주어진 벤자민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오히려 그의 운명은 끊임없이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에게도 죽음이, 삶이 주어졌다는건 그는 다른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일지도..)
 
지금이였다면, 부모에게서 버려졌거나 특이질환으로 장애인으로 등록되던지
해외토픽으로 돈벌이를 할 아이는
노인들 사이에서 자라면서
오히려 그 주어진 운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고, 자신의 힘으로 돈벌이를 하고,
먼 곳으로 떠나 독립하게 되고, 전쟁에 참여함으로 죽음을 만난다. 

누구에게나 정해진 부모의 품안에서 정해진 삶을 살아가는 것보다
그 자신, 벤자민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기이한 운명은 저주에서 행운으로 옮겨지는 듯 보인다
어린 시절 삐걱거리는 몸으로 자신을 추스리지도 못하던 그가
젊어진 몸으로 뛰어다니게 되니 말이다.

(또한 그의 이름에서 드러난 하나의 인연도 그에게만 주어지는 행운이라고 이야기하겠지)
하지만 그는 시간의 흐름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게 되고
자신의 운명으로 인해 그들과 함께하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항상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던 그에게 외로움과 슬픔이 찾아오는 것이다

영화는 삶과 죽음, 즉 인생에 대해 깊은 성찰과 무게를 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보다는 담담히 조금은 특별하게 살았던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면서
어느정도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도와준다

2시간30분이라는 기나긴 시간(아, 정말 길긴하다;)동안 벤자민 버튼의 인생을 통해
평범한, 그러나 결국 다른이들과는 다른 우리네 삶을 비추고 있다
 
한없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벼울수도 없는 우리네 인생, 그것이 영화고 삶이겠지

 
BGM. 이지형 : 한때 우리는 작고 보드라운 꽃잎이었네 : 스팩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