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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집의 시간들(2018)

집의 시간들(2018)
철거를 앞둔 서울에 있는 한 오래된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은 다큐멘터리이다. 각자의 삶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어느덧 나도 이들과 같은 시간을 살아낸듯한 느낌이 든다.

워낙 오래된 아파트여서 거기서 태어난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어 자녀와 함께 사는 이야기도 있고, 어린시절 떠날때의 아쉬운 마음을 잊지못해 성인이 되어 부러 이곳으로 혼자 이사를 온 사람도 있었다.

녹물이 나오고 자주 정전이 되는가하면 온수가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마음대로 아기를 씻기지도 못하는 낡은집이지만 창너머로 가득한 나무들과 새소리가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이 세상에 최후의 아파트이기도 했다.

부동산이라는 재물적인 가치보다 내가 거주하는 곳, 아니 뿌리내린 곳이라는 정체성이 공간에 깃들일 때 삶이 온전히 그곳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 또한 30여년된 집에 거주하면서 가능하면 오랜 시간 이곳에서 살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는지라 더 공감이 되었는지도.

한줄평 :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