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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부디 평안히 쉬기를

그냥 어느때나 있을법한 새벽이었다. 다섯시즈음이었나 잠에서 깨 습관대로 핸드폰을 뒤적이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사망소식에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난 nba를 잘 알지 못한다. 볼 수 있는 경로도 없었을 뿐 아니라 기본적인 룰조차 조금만 딥하게 들어가도 잘 모른다. 어릴때 문방구에서 파는 nba카드를 샀던게 유일한 접점이랄까.

그래도 코비의 이름은 잘 알고 있었다. 가장 조던에 근접한 사나이. 가끔 위키로 찾아보면 까이는 지점이 없진 않으나 그의 실력과 영향력에 있어서는 부인할 수 없는 레전드라는건 쉽게 알 수 있었다.

헬리콥터 사고라니. 이 황망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의 옆에는 딸이 동승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아. 비통하다. 누구에게나 평등하지만 더 잔인하게 느껴졌다. SNS에 추모의 글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안타까운 마음에 공감을 했지만 생각보다 마음의 짐은 오래 남았다.

좀 이상할 정도로 말이다.

난 그를 통해 또다른 죽음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 같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최전성기만큼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뛰어난 사람이었던. 생각지 못한 시기에 ‘좀만 달랐다면 죽지 않았을수도 있지 않을까’ 되새기게 하는 사고로 인한 사망까지.

지금도 일년에 두어번 신해철의 노래를 듣기 시작하면 밤새 유튜브를 뒤지며 그의 노래를 듣다가 눈물짓곤한다. 이처럼 재능있는 사람이 그렇게 허망하게 갔다는게 믿겨지지 않아서. 죽고 사는 운명이란게 얼마나 잔혹한지 치를 떨면서 말이다.

부디 이곳보다는 그곳이 더 행복하길. 미디 장비들을 한가득 깔아놓고 미친 사람처럼 음악을 한땀한땀 만들고, 딸아이와 웃으며 농구할 수 있는 그런 곳이길. 평안하길 바란다. 나는 언제까지일지 모르나 그들이 남긴 유산들을 누리며 그들의 이야기를 잊지 않도록 해볼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