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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과속스캔들 :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 강형철 : 2008

과속스캔들
감독 강형철 (2008 / 한국)
출연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황우슬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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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힘, 과속스캔들이 570만명을 넘어섰다는 뉴스를 보았다
차태현이라는 케릭터가 고정된 배우와 이름없는 두 배우의 출연만으로 대박이 난 것이다
불경기가 영화계에도 한창인데, 연기자뿐 아니라 제작사와 투자자 모두 함박웃음을 지었겠지:)그럴만한것이 주변에 이 영화를 본 사람들마다 악평을 하는 분은 없었거니와,
마음으로 박보영이 이쁘네, 왕석현이 귀엽네..하며 추천이 즐비했던 것이었다.

우연찮게, 영화관에 가게 되고 우연찮게, 이 영화를 안본 일행들과 함께 조조로 보게되었다
역시나랄까, 세간의 평가와 같이 감독의 센스가 빛나는 영화였다.
차태현씨뿐 아니라 다른 주연 배우들의 적절한 캐스팅과 그들에게 기대할법한 케릭터들의 구축,뻔~한 내용이라도 웃길줄 모르는 다른 많은 코미디영화와는 다르게 
언제 어떻게 관객을 웃겨야 할지 아는 영화였다

영화의 장르가 코미디라면 당연히 웃겨야 하는것인데 웃길줄 아는 영화가 좋은 영화가 되다니
(공포영화가 공포스럽지 않다면 그 또한 ..)
그렇게 언제부턴가 이도저도 아닌 영화들이 줄지어 망하며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건지
이제는 장르를 잘 살리는 영화가 미덕이 되어버린 것 같다. 추격자와 같이 말이다
(또 2008년에는 신인감독님들의 작품이 아~주 좋았다는 것) 

영화를 보면서 2004년도에 형제들과 어린신부를 함께 보았던 날이 오버랩되었다
문근영양에게 차기 국민여동생 자리를 인수인계받고 있는 박보영씨의 활약이 눈에 띄었고
어린신부에 '난 아직 사랑을 몰라'라는 노래가 있었다면
과속스캔들에는 박보영님의 여러 노래들이 영화의 큰 힘이 되어주었다

마냥 웃으며 영화를 보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바뀐 시대에 대한 씁쓸함이 있었는데,
04년의 문근영의 케릭터는 집에서 고이 자란 철부지같은 어린이에 가까운 여고생이었다면
08년의 박보영은 아버지 없이 자신도 싱글맘이 되어 억척스러움이 베어있는 어린 엄마였다
우리의 사회가
 철없는 어린신부는 너무나 어리기에 생존력이 강한 어린 엄마가 
어올리는 곳이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영화에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돈이라는 안정과 자식들에 대한 사랑과 책임이 충돌할 때,
어느정도 사람보다 돈을 지지하는 나의 마음의 태도가, 그것을 용인하는 듯한 영화의 흐름이,
2009년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영화 자체에 대한 한가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영화의 매력포인트인 공연장면들에서
화면은
라이브인데 소리는 스튜디오에서 녹음인것이 너무나 티가 나는 바람에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모습이 어색할정도로 집중을 해야하는 흐름이지만 어려웠다
물론 실제 촬영장에서 녹음을 하는건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연습시간도 엄청나게 들어가고 녹음장비도 많이 써야하니 비용도..;)
완벽하진 않더라도 공연하는 느낌을 살려서 녹음을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마음이 있다
이 단점이 영화의 장점을 가릴정도는 아니지만 박보영씨의 노래 실력이 가려진건 아쉽다
 - 너무 노래 잘하니까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 부른게 아닐까, 의심할정도였으니

나홍진 감독이, 이경미 감독이 그랬듯 이번 과속스캔들의 강형철감독도 크게 한방을 날렸다
이제는 그의 차기 행보를 지켜볼 차례이다.
그의 센스가 죽지 않고 다듬어져서 더 웃게 만들어주길:)
 

 BGM. Jason Mraz : Wordplay : Mr.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