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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이사 전날

분명 피곤한데 잠은 잘 안온다. 늦게나마 짐정리를 했는데도 내일이면 이 집에서 생활하지 않는다는게 잘 와닿지 않네.

이 넓은 방에 먼저 배송된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놓아져있던 그 때가 기억이 난다. 결혼한다는 것이 무언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정신없이 준비하던 시절. 겨울에 난방비가 19만원이 나와 깜짝 놀라 임산부인 아내와 보일러 가동을 꾹꾹 참으며 지낸 겨울ㅋㅋ 지음이가 태어나던 날 거실에서 탱탱볼에 기대어 통증을 버티던 새벽녁. 후배들과 함께한 저녁식사. 교회 85들과 함께한 연말파티. 별거 아닌 시간들 같아도 하나하나 떠올리니 추억들이 많구나. 아마 처음이 가지는 의미와 이 집에 살면서 크게 불만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커지는 것 같다. 아쉽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