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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생일선물

매년 마음을 비우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생일기간이 찾아왔다. 

영수증을 찾지못해 AS되지 않는 비운의 1R을 떠나보내고 이어팟으로 만족하며 지냈었는데

지난주 끔찍했던 비닐하우스 직업체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아이돌 음악을 듣던 중

헤드폰만이 줄 수 있는 공간감과 소리가 그리워졌다. 


아내가 생일선물로 생각하고 있어서(!) (감동이었음ㅠㅡㅠ) 헤드폰 선물을 받게 되었는데

1r 구매할 때 고민했던 모멘텀을 사야지, 하고 인터넷으로 검색 또 검색 하고

대학로 청음샵인 이어폰샵에 인터넷 최저가에 다름없는 가격으로 판매함을 확인하고 찾아갔다. 


이리저리 구경하던 나에게 직원이 찾아와 아웃도어 헤드폰 추천을 부탁했는데

1r과 모멘텀, 슈어 480과 더불어 필립스 피델리오 L2를 추천받았다. 

각 헤드폰 별로 성향을 들었는데 본인은 L2와 모멘텀으로 고민했는데

L2가 세미오픈형이라 대중교통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당얀히 모멘텀을 살꺼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듣는데 L2 소리가 정말 좋은거 아닌가

언어로 설명하기 힘든 미묘한 차이로 모멘텀을 앞서는데 아마도 오픈형의 특성으로 공간감괴 깊이가 있는듯하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소리는 L2가 앞서는데 가격은 조금 더 비싸고, 세미오픈이라 대중교통에서 신경쓰일거 같고. 

(볼륨의 문제보다 장르를 너무 타더라. 특히 일렉트로닉과 여성 보컬)

한시간 가량을 두 제품 사이에서  계속 청음을 했다. 그리고 결국 L2로 결정!

소리는 줄일 수 있어도 미묘하게 좋은 소리는 포기할 수 없겠더라. 


이 모든간 나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아내덕이다. 고마워요. 

이번엔 박스 잘챙겨서 오래오래 듣고 고장나도 AS 맡길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