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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마션 The Martian 2015



마션 (2015)

The Martian 
7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 마이클 페나, 세바스찬 스탠, 케이트 마라
정보
어드벤처, SF | 미국 | 142 분 | 2015-10-08
글쓴이 평점  


한줄평 : 화성에서 펼쳐지는 인간찬가, 그런데 왜 숀빈은 죽지 않는거죠?ㅋ





#. 줄거리

NASA 아레스3탐사대는 화성을 탐사하던 중 모래폭풍을 만나고 팀원 마크 와트니가 사망했다고 판단, 그를 남기고 떠난다. 

극적으로 생존한 마크 와트니는 남은 식량과 기발한 재치로 화성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으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려 노력한다. 

마침내,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지구에 알리게 된 마크 와트니. 

NASA는 총력을 기울여 마크 와트니를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아레스 3 탐사대 또한 그를 구출하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을 찾게 되는데... 


#. 우주라는 공간 :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 사이에서

 근래 우주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많아진 것 같다. 예전 아마겟돈이나 딥 임팩트와 같은 영화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이전엔 우주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존재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주로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류가 우주에 진출해 좀 더 손에 닿을 듯한 느낌을 준달까. 그래비티의 경우 우주란 소리조차도 존재할 수 없는 완전한 무(無)의 공간으로 차가우면서도 공포의 공간이었다면 인터스텔라의 우주는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대안으로 정서로 가득한 따듯한 곳이었다. 

 마션의 우주는 어떤 공간일까. 영화를 보며 앞에 언급한 두 영화에 걸쳐있다는 생각을 했다. 끊임없이 생존을 위협하는 화성의 모습은 그래비티의 모습같다가도 생명이 자라나고 마크가 살아내는 모습이나 헤르메스호의 사람들을 볼 때 인터스텔라의 따듯함도 공존하는 곳 같다. 예전 대항해시대에는 사람들에게 바다 너머가 모험과 상상의 장소였다면 지금의 문명에게는 지구 너머의 우주가 그런 존재이지 싶다. 정복되지 않은 미지의 공간. 우주에 대한 여러 이론과 단편적인 정보들은 많지만 실제 그곳에 가본 사람은 극소수이니 명감독들에게 영감을 주는건 자연스러워 보인다.

 얼마 전 정주행을 따라잡은 닥터 후의 대사가 떠오른다. 인류는 우주로 나아가기 시작해 우주의 끝까지 뻗어나가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의 끝까지도 존재하는 종족이라 나온다. 지금의 지구는 인류의 욕망을 담아내기엔 비좁은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절제와 조화를 이루게 될까, 새로운 공간으로의 도전을 택하게 될까. 우주는 우리에게 한계를 안겨줄까, 또다른 정복의 대상이 되고말까.


#. 인간찬가

 우주라는 공간은 같지만 그걸 다룬 작품들마다 다른 의미를 지니는건 그 공간을 채우는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비티의 주인공은 한없이 작은 존재이지만 생에의 의지가 강인하였다면, 인터스텔라에선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류의 생존을 위한 절박함과 사랑을 안고 떠난 아버지가 있었다면 마션에는 한 괴짜 과학자가 등장한다. 생존을 위한 끝없는 과제들속에서 그는 꺾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유쾌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주에 내버려진 한 인물이 작품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상황은 절망적이지만 영화는 밝고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아무래도 좆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좆됐다.


소설의 서문의 첫 문장이 이 작품을 대변하는 것 같다. 끊임없이 회의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다. 결국 주인공은 끝까지 살아남아 지구로 귀환한다. 했겠지? 

난 이 영화의 주제는 인간찬가라 생각한다. 생에 대한 긍정과 불굴의 정신, 끝내 해내고야 마는 주인공을 보면서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대단하지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작품의 소재인 화성 혹은 우주는 주제는 돋보이게 하기 위한 좋은 배경이 되어주었다.

영화를 보며 몇몇 장면에서 울컥하는 지점이 있었다. 조난당한 사람이 구조된다는 단순한 플롯인데도 감동을 준건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영화라는 예술에 대하여

아직은 예술로 온전히 인정받진 못하지만 우리 세대에 혹은 바로 다음 세대에 예술로 인정받을 것 같은 것들로 난 영화와 게임을 꼽고 싶다. 한가지 더 추가한다면 만화도, 아이돌은 안되겠니

언젠가 한번 리뷰하고 싶은데 체험되는 예술로써 감탄과 깊은 몰입을 주었던 Last of us와 같은 게임이 더 발전되고 많아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않을까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는 이미 친숙한 매체가 되었다. 문학이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으로 어떻게 나누는진 몰라도 구분된다면 영화 또한 인디 영화나 예술 영화들과 상업 영화로 범주화가 되어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영화라는게 오락거리 이상으로 여겨지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노벨영화상을 만들어야 하는건가-_-;)

텍스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생각을 깨우치는 문학이 그간 자리했던 자리가 영상과 음향, 이미지로 가득한 영화라는 도전자를 만나 더 확장되고 깊어지길 기대한다.


작가 중에도 대문호들이 있듯이 영화판에도 거장들이 있다. 리들리 스콧옹의 작품은 기본 수작은 보장한다고 생각하는데 우주 배경의 SF 영화라면 필히 볼만한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영화엔 수많은 스텝들이 참여하고 배우들이 연기를 한다. 하지만 결국 영화는 감독놀음이지 않나 싶다. 그런면에서 리들리 스콧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는 신뢰를 주고 마션에는 주연인 맷 데이먼 뿐 아니라 셀 수 없는 좋은 배우들이 출연을 한다. 요즘 핫한 제시카 차스테인도 있고 얼마전 본 앤트맨과는 완전 다른 연기를 보여준 마이클 페나, 어디서 봤다 싶더니만 크레딧의 이름을 보고야 알게된 세바스찬 스텐, 루니 마라와 헷갈리지만 어쨋든 케이트 마라도 나온다. 그리고 왜인지 죽지 않는 숀 빈도 나온다.


이런 수많은 사람들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영화라는 예술의 특성이 있고 그걸 다 조정하고 결정하는게 감독이다보니 감독의 역할이 중요한것이다. (요즘은 영화사의 입김이 워낙 쎄다보니 그 자리를 뺏길지도 모르겠다.) 우리 세대의 위대한 감독들이 좋은 작품들을 많이 남겨주시면 좋겠다. 


#. 후기 : 홍대를 달리다

영화는 나에게 돌파구와 같다. 삶이 퍽퍽하고 의욕이 없어지는 시기에 영화 한편을 보고 기분이 전환된 경험이 많다.

어쩔땐 스케일 큰 블록버스터가, 따스함이 담긴 인디영화가, 가끔은 화장실 유머로 가득한 B급 영화가 위로가 되거나 기운차리게 해주었다.

이른 시간에 조조로 영화를 보고 나오니 홍대 거리는 아직 한산하더라. 

삶에 대한 긍정과 의욕이 생겨 자전거로 맘껏 홍대 거리를 누비고 다녀왔다. 서늘해져가는 가을 공기가 기분 좋더라.

영화 한편이 줄 수 있는 작은 격려가 삶을 조금 더 살아갈만하게 만들어줬다. 리들리 스콧옹 고마워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