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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뷰티인사이드 The Beauty Inside 2015



뷰티 인사이드 (2015)

The Beauty Inside 
6.5
감독
백감독
출연
한효주, 김대명, 도지한, 배성우, 박신혜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27 분 | 2015-08-20
글쓴이 평점  

한줄평 : 진짜 아름다움은 어디에?


#. 줄거리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남자 우진과 그가 사랑하게 된 여자 이수, 두 사람이 선사하는 아주 특별한 판타지 로맨스. (왓챠 펌)

#. 잘 포착한 소재

 뷰티인사이드의 좋았던 부분들은 좋은 소재를 잘 포착했다는 점에서 나온다. 자고나면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한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며 생기는 에피소드들은 때론 유쾌하게, 혹은 즐거움으로, 또는 서글픔으로 다가온다. 아주 순간적으로 이것이 진정 가능한 것인가 생각해보았지만 성별과 외모가 바뀌는건 받아들이면서 사용하는 언어까지 바뀐다는 지점에서 생각하기를 멈췄다 어쨋든 이 영화는 이야기, 그것도 동화같은 이야기니 과학따윈 신경쓰지 않는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차분한 편이나 실제 영화를 보고나선 따듯하거나 살짝 미소를 지을정도의 기분좋음이 기억이 나는건 무엇보다도 한효주의 미모와 깨알같은 유머들이 제대로 기능을 한다. 소재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 중에 마음 깊숙한 곳에서 혼자 키득이며 떠올릴만한 것들이 나와 낄낄거리며 봤다. (이쁜 여자로 바뀌었을 때 절친이 한번 자자고 한다던지ㅋㅋ) 
 어쩔 수 없이 영화의 소재로 인해 배우개그가 가득한데 훗, 하고 웃음을 남기기도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약간의 불편함을 남기기도 한다. 김우진이라는 한 인물을 다양한 배우가 연기한 것을 웃음의 포인트로 삼다보니 대체적으로 배우의 외모에 대한 부분들로 웃기지 않냐고 이야기하는데 문제는 이 영화가  B급 유머를 구사하거나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제목을 가진 로맨스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불편함은 영화 내내 증폭되어 해결따윈 없이 끝이 난다.



우진들과 이수


 그럼에도 영화는 자극적이지 않고 따듯한 느낌들로 인해(아, 나른한 햇살같은 화면들이여)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극장에서 지인과 함께 영화를 고른다면 손이 가는 그런 영화랄까. 실제 흥행도 200만정도에서 잘 마무리 된 것 같다.

#. 아쉬운 전개
김우진이라는 인물을 소개하고 그가 이수를 만나고 사귐을 갖는 중반부까지 영화는 독특한 커플의 연애물로 훈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다만 러닝타임이 절반가까이 남았는데 나머지 이야기는 무엇으로 채우려나 궁금한 생각이 들긴 했었다. '소재만큼이나 기발하게 풀어가겠지' 생각했던 내 마음이 안이했나보다. 그렇다, 이  작품은 한국영화였던 것이다. 수많은 로맨스/멜로 장르를 침몰로 몰아갔던 한국형 신파가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감독에 대한 변명을 잠시 하자면 사실 이 소재에서 다른 방향으로 갈등과 결말을 만드는건 쉽지 않았을 것 같긴 하다. 매일 다른 얼굴로 나타난다는건 처음엔 신기하겠지만 관계의 안정을 가져다줄 순 없을테니까. 이전엔 혼자 살아도 별 문제 없던 우진은 이수를 만나 변화를 맞이했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었다. 나른한 햇살이 비치는 북유럽풍 가구와 같은 일상을 살던 우진이 자신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과 그로인해 상처받는 이수에게로 영화의 포커스가 바뀌자 영화의 톤은 익숙한 혹은 지루한 분위기로 바뀐다. 2015년에도 한국형 신파라니. 이 영화는 그걸 의도하면서 만든건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무엇보다 영화의 본질적인 문제는 주제의식에 있다. 매일 외면이 바뀌는 주인공과 그를 사랑하는 여자가 등장하는 내면의 아름다움 beauty inside  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인데 정작 멋진 혹은 보암직한 외모를 가질 때만 둘의 이야기가 진전이 된다. 첫만남이야 관계의 시작이니 이해한다지만 둘이 관계를 형성하고 그것을 다져갈 때 갈등을 빚고 넘어서는 모든 과정이 우진이 멋진 외양을 지닐때에만 이루어진다는건 문제가 있다. 결국 모든것의 완성은 얼굴이라는건가 ㅋㅋㅋ
다행히 영화의 전체적인 연출과 맥락에서 이수가 우진의 모습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일 뿐 아니라 사랑했다는건 느껴지지만 영화 연출 및 편집이 못생기거나 평범한 배우들은 개그의 소재나 지나치는 장면으로만 처리하고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만 사랑을 하고 다투고 화해한다는게 불편함을 주는 것이다. 이수는 우진의 모습과 상관없이 그 존재를 사랑하는 것 같긴한데 연출이 그걸 의심하게 만든다고 해야하나. 제목만 뷰티인사이드가 아니었다면 이정도로 까이진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원작이 있으니 안될거야 아마
 제목을 보고 난 이 영화의 모티브는 미녀와 야수일거라 생각했었다. 야수로 변해버린 왕자를 누구도 다가가지 않았지만 그를 사랑한 벨을 통해 야수의 저주는 풀리는 결론을 생각하며 우진이 이수와 맺어지며 변화가 멈추지는 않을까 생각도 해봤었다. 정작 영화를 다 본 지금은 소재가 갖는 경향성만 비슷할 뿐 다루는 주제는 다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제목을 떠올릴 때 인사이드아웃과 너무 헷갈린다.

#. 그래서, 한효주?!
 이 영화의 또다른 미덕이 있다면 한효주라는 여배우에게 돌리고 싶다. 끊임없이 바뀌는 상대역에게 일관된 톤으로 연기해야하는 고됨이 있었을텐데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원톱아닌 원톱영화랄까. 가짜9번 전술인건가 연기자로도 상대방과의 캐미가 있을텐데 고른 호흡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독특한 소재와 현실세계와의 접촉점을 만들어낸 것도 이수 캐릭터이니 수많은 상대 배우들보다 한효주라는 한 배우의 역할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 
 더불어 이 영화는 한효주의 외모를 정말 아름답게 잡아냈다. 화보모음집같단 이야기가 있었는데 출연한 배우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없다면 이렇게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어느 컷 하나도 튀지 않으면서 돋보이게 아름다움을 잡아낸 감독의 실력에 감탄했음. (전에 어떤 영화가 그런적이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
 분명 난 영화를 볼 때 무난하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훈훈하니 좋네했는데 글을 보니 까도 이렇게 까는 글이 없다; 그냥 별 생각없이 보기 좋은 영화라는 표현이 적절하구나ㅋㅋ 생각할수록 깔거리가 나온다 그래도 좋게 생각하는 점 중 하나는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대중영화로써 좋은 소재를 잡는 것도 능력이고 주제의식을 잘 다루지는 못했지만 영화 자체의 완급이나 연기지도는 나쁘지 않았으니 다음 작품을 기대해봄직 하다. 사실 한효주 배우님의 차기작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이 영화가 천만 찍었음 국민 여배우가 되었을듯


이 영화의 원작은 인텔과 도시바가 만든 CM이라고 한다. (소재마져 다른이의 것이었다니!!) 당시엔 몰랐지만 꽤나 독특하고 좋은 시도인듯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