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일상

맥프레 사망선고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내, 내가 고자라니

50시간에 걸친 클린설치를 마친 후 내 손에서 해결할 수준을 벗어났다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주말을 맞이해 홍대 프리스비 2층에 있는 수리센터로 갔다.
어줍잖은 예상은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다. 메인보드나 SSD가 나간 것 같은데 예상 수리비용이 8-90만원이란다ㅠ검사하는 비용이 4-5만원하니 수리할 것 아님 가져가는게 좋겠다고...

핸드폰 매장에서나 수리비용이 새로 사는 것보다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았는데 내 노트북이 ㅠㅡㅠ 12개월 할부로 사서 다 갚았을 때의 속시원함이 아직도 엇그제 같은데..내 노트북이ㅠㅠ 고작 아이들의 소꿉놀이의 희생양이 될줄이야. 진짜 간장을 몰래 방으로 가져가서 장난감 그릇에 담아 놀줄은 몰랐지. 그걸 노트북에 흘릴줄은 더더욱 몰랐지. 미안하다 맥북아, 주인 잘못 만나서 망가져버렸구나ㅠ

며칠동안 멘붕에 빠져지내다 처음으로 요팟시에 좋게된 사연으로 메일을 보냈다. 채택될진 모르겠지만 글로 적으면서 당시의 감정이 되살아나기도 하고(지금도 그렇다ㅎ) 객관화되기도 하면서 나름 승화가 되었다. 

다시 지르기엔 철이 들어버려서 결국 아내의 노트북을 내가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다운그레이드 되었다(맥북프로에서 맥북에어)고 서글퍼하는 못난 남편이 되어버렸다는. 사죄의 마음으로 아이맥을 싹 지우고 아내 계정으로 클린설치 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불편함점이 없진 않지만 (SD카드가 없다던지, 사파리가 버벅거린다던지 뭐 이런 소소한 불편함들) 그래도 감사하며 사용중이다. 

뜻밖의 헤어짐은 아쉬움을 남긴다만 어쩌겠다 남은 사람은 살아야지. 잘있어라, 맥북이여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