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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닥치고 정치

닥치고정치김어준의명랑시민정치교본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지은이 김어준 (푸른숲,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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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마음에 울컥, 하는 감정이 올라온다. 왜일까?
이 시대에 지쳐있기 때문일까. MB시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과 결혼을 경험한 20대가 결코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일지도. 저자가 의도한 어느정도의 위로는 전해진 것 같다.

'나는 꼼수다' 와 '닥치고 정치'는 책과 인터넷방송이라는 플랫폼의 차이가 있을 뿐 완전한 패키지라고 생각해도 좋다. 나꼼수에서 보여준 김어준의 탁월함은 이 책에서도 여실하게 먹히고 있다. 정치를 쉽게,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점. 대중의 심리를 파악할 뿐 아니라 시원하게 해준다는 것. 그리고 쉽게 읽힌다. 많은사람들이 황우석과 심형래에 대한 그의 주장을 통해 일정 이상의 영향력을 갖기엔 위험한 사람이라고 평가하지만 (전략적일지라도)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광고를 받지 않고 가카의 퇴임으로 시기를 못박고 시작했다는 것으로 그 우려를 조금이나마 지워도 될 것 같다.

일주일에 한번 올라오는 나꼼수의 업데이트를 기다리며 닥정을 읽는 것도 재미있던데 다 읽어서 아쉽다.

투표에 참가해야한다는 의무감만 있을 뿐 정치를 해석할 줄도 모르고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었던 내게 나꼼수는 일반시민으로 정치참여하기의 입문서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마음만 있지 어쩔 줄 몰랐던 내가 이제야 신문의 정치란을 스포츠란보다 흥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앞으로도 정치에 관심을 거두지 않게 될 것 같아 그것도 유익이 크다. (물론 나꼼수와 닥정의 등장배경이신 가카의 역할이 지대하시다.) 개인적으로는 김어준이 정치권 인사들을 평했던 부분들을 통해서 정치인이라는 틀보다 넓게 개개인들을 알 수 있었던 것이 재미있었다.

곽노현 교육감 사건을 두고 진중권과 나꼼수의 견해가 엇갈렸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진중권을 비난했었던 것 같다. 나꼼수의 애청자라도 꼭 그들의 의견에 적극 동의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진중권의 비관적으로 보이는 냉정함이 나꼼수팀의 뜨거운 도전자의 태도보다 받아들이기에 심정적으로 거부감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다. 진중권의 뜨거운 진심과 나꼼수의 객관적인 분석 또한 그들의 자질이라는게 아이러니 하지만 ㅋㅋ 김어준의 통찰력(과 쉽게 풀어내는 재능)은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참조할 만한 좋은 의견으로 받아들이면 좋을텐데.. 사람들이 나꼼수를 즐겨하는 것만큼 신봉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균형감각. 나도 있기를ㅠㅠ

이 책은 김어준의 진보집권플랜이다. 역설적이지만 노무현은 이명박을 만들어냈고 다시 이명박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깨어있자. 할 수 있다! 는 태도. 쫄지말라!는 격려가 이 시대에 주는 위로를 받아보자. 

그게 이명박의 절망이 우리에게 남긴 희망이다. (32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