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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호문쿨루스

호문쿨루스
카테고리 만화 > SF/판타지
지은이 Yamamoto Hideo (대원씨아이(주),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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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권이라는 분량을 아이패드로 이틀만에 다 읽었다. 역시 아이패드는 에피소드 위주의 반복되는 전개보다 직선적인 스토리가 더 읽기 좋은 것 같다. 각설하고 요근래 보기 힘든 만화라는 형식을 빌린 작품을 본 것 같다. 그게 뭔말인고 하니 대체적으로 만화책이라고 하면 느껴지는 정서나 스토리보다 작가가 하고 싶은 주제를 만화로 표현했다면 전달이 되었으려나.

간략한 줄거리는 주인공의 자아찾기인데 그 과정이 꽤나 독특하다.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육감을 개발한 주인공에게 사람들의 형태가 요상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알고보니 그 모습들은 숨겨져있던 자신의 일그러진 자아. 또 알고보니 그것은 주인공도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였고 상대방을 해결해주는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 또한 치유받는다. 그리고 충격적 결말.

심리분석적이라고 해야할까. 정신과에서나 볼 듯한 내면여행들이 펼쳐져서 호문쿨루스들은 얼마 나오지 않는다. (15권동안 제대로 다뤄진 경우만 댓여섯정도?!) 괴물들이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배틀물을 기대했다면 벙찔 가능성이 다수. 생각없이 슉슉 읽었다가는 이야기의 흐름은 파악해도 정신역동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기는 어려울 수 있다. 잔인한 장면은 없지만 섹스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나오니 참조. (자극적으로 그려내지는 않았다.)

IVF에서 리더와 멤버가 원투원이라는 자리를 통해 이루어지는 일들이 만화책에서 펼쳐진다! 졸업할때에서야 내가 해왔던 것이 복음전도인지 내적치유인지 모르겠다는 슬픈 고백을 하게 되었지만서도 (비전문가가 감당할 수 있긴 하는건가;) 암튼 주인공과 호문쿨루스들이 회복이 되는 과정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별개로 망가져가는 과정도 쏠쏠. 곳곳에 정신분석학적인 단서들이 많아서 고런거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결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쓸쓸하구먼.

한번쯤 시간을 내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평행대사
 - 내가 널 보고 있다.
  : 아바타의 I see you와 같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