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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얼마전 그의 소식을 들었을 때 와닿지 않았다. 평소에 그가 보인 강인한 모습과 병실에서 사경을 헤매인다는 소식과의 괴리감이 있어서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병실에서 일어나 인터뷰 기사가 있지는 않을까 인터넷 커뮤니티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병세가 심상치않다는게 알려졌을 땐 이겨내라고 응원하고 있었다.

거짓말같은 부고를 들었을 때 마음이 철렁했다. 인간이란 얼마나 허망한지. 얼마전 진중권의 문화다방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하며 넥스트의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하던 이가 젊은 나이에 떠날 줄 누가 알았을까.

며칠전 그의 노래들을 들으며 자신의 삶에 대해 많이 노래했다는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어떻게 살아갈 것 이라는 그의 순수한 마음들을 읽으며 마지막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음에 애써 불안한 마음을 감추려하였다.

마음이 헛헛해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나서야 작은 방에 혼자 앉아 그의 노래를 찾아보았다. 눈물이 났다. 이상했다. 그의 노래를 좋아하지만 같은 세대의 가수도 아니고 최고라고 생각하지도 않은데 그냥 눈물이 나더라.

민물장어의 꿈을 들으며 뜨거워진 마음이 here i stand for you를 들으며 터져버렸다. 신해철이라는 사람은 음악에 있어서 참 솔직한 사람이었던거 같고 가사에 담긴 그의 진심이 전해져서 너무나 슬펐다. 아직 들려줄 수 있는 좋은 음악이 많을텐데 이렇게 가버린것에 대한 야속한 마음도 들고. 이렇게 가버리다니.

노래듣는걸 좋아하지만 공연장은 안가봤는데 가끔이라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후회될 것 같아. 이번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유튜브로 보면서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부러운 마음만 가지게 된다.

민물장어의 꿈이란 노래는 나에게 신해철이라는 가수를 각인시켜준 곡이다. 노래방에서 몇 안되는 나의 음역대의 곡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가사가 참 좋았었다. 그렇게 알게 된 신해철은 소년과 같은 사람으로 기억이 된다. 우리나라에 몇 없는 소리덕후로도 기억이 남을거다.

올해 세월호를 지나 판교 환풍구 붕괴 사건에 이어 신해철님 부고까지 삶에 얼마나 죽음이 밀접해 있는지 새삼 깨닫는 한해를 보내고 있다. 참으로 잔인하게 애써 감춰놓은 진실을 들여다본다. 좋은 음악과 진솔한 삶, 멋진 생각들을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왕 안녕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