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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f(x) [hot summer] : 점층되는 이미지의 향연


장인이라 불리울만한 기업이 있다. 그들의 제품은 시장을 선두하는 기준이 되었고 대중은 언제나 뜨겁게 반응했다. 그런 이들도 가끔씩은 '상식'을 벗어난 제품들을 선보일 때가 있다. 주로 전자제품류에서 괴물이라고 표현이 되는 제품들인데 대체로 엄청난 스팩이나 하나만을 파고든 집요함들이 돋보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엄청난 기술력이 밑받침이 되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여기 SM이 있다. 수만싸장님 아래 H.O.T에서 시작해 아이돌의 공식을 확립한 전설적인 제작사이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한 기계와 같은 실력과 수려한 외모를 가진 아이들이 그들의 대표 상품이다. 다른 제작사들이 따라잡을래야 할 수도 없는 SM만의 퀄-리티는 자타가 공인할 만 하다. 그런 그들에게도 이단과 같은 라인업이 있는데 그들이 바로 f(x)-이하 함수-이다. 이해하려는 순간 지고마는 심오한 가사귀에 물리도록 듣지 않는한 예측불가능한 (일렉트로닉)멜로디라인까지. 옛적 어르신들이H.O.T를 '핫'이라 읽고 'SS501'을 에쓰에쓰오공일이라 읽는 순간 한물간 취급을 받았듯 함수의 기이한 음악은 다시 트렌드를 좇는 자를 나누는 기준이 되어버린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근성이라 불릴 정도로 더 난해한 가사와 노래를 선보인 함수의 정규 리패키지엘범이 나왔다. 지난 장기하와 얼굴들이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였듯 함수 또한 수록된 14곡에서 자신들의 장기를 선보이고 있다. 영리한 프로듀서는(유영진으로 알고있음) 전체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함수의 분위기를 담아낸 다채로운 노래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 등장하는 히치하이커의 흔적도 주목해볼만 하다.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포스트모더니즘한 그룹이지 않을까. 소녀시대로 대표되는 일반 걸그룹과 너무나 동떨어진 소녀들의 행보가 자신의 색깔이 되어 반격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리는 듯한 엘범이었다. 진정한 SMP의 후계자는 슈퍼주니어도, 샤이니도 아닌 f(x)였을지도

# 주목해본 노래
01. Hot Summer 
Lyrics by Kenzie Composed by Thomas Troelsen / Mikkel Remee Sigvardt Arranged by Kenzie 
 

켄지가 엘범에 참여를 많이 한 것 같다. 다른 걸그룹이 이 곡을 불렀다면 전위적이었을지 모르겠지만 함수에게 이 정도 난해함은 너무나 가볍다. 여태 들어본 타이틀 중에 가장 대중적인 곡. 아마 시즌송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피노키오보단 더 많이 들리게 될듯

09. Stand up! 
Lyrics, Composed & Arranged by PEPPERTONES 


듣자마자 알게 되었다. 이 곡이 페퍼톤스의 것이라는 걸 말이다. 다만 페퍼톤스가 아이돌이랑 작업했다는게 의아하긴 했다. (전에도 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오! 그런데 결과물이 나쁘지 않다. 페퍼톤스 특유의 경쾌함이 f(x)의 에너지와 어우러져 자전거타면서 듣기 좋은 신나는 곡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