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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기꺼이 .. 하는 삶

#. 입주를 앞두고 집주인이 전세를 내놓았다.

며칠전 한 할머니가 집보러 오셨었는데 오늘은 그분이 다른 한분을 데리고 같이 보러 오셨었단다.

그리고 잠시 후 같이 오셨던 분이 다른 부동산을 끼고 다시 찾아와 아내에게 계약할듯이 이야기했다고 한다.

아내는 처음 할머니와 같이 온 부동산에 연락을 해 알려주었다고 한다.


예기치 않은 방문에 아내가 놀라고 스트레스를 받아 과정에서 본인이 잘못한건 없는지 마음쓰고 있더라.

자신이 배푼 친절이(집 보러 오셨을 때 차를 내어드리고 집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혹여나 뒷통수의 원인이 되지는 않았는지 신경을 쓰길래

아내에게 잘못한건 없지만 마음이 쓰이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세입자의 입장으로는 그냥 빨리 집이 나가는게 좋거나 남의 일로 치부하고 넘길수 있는데 앞서 온 할머니와 부동산, 집주인을 생각해 후속조치를 한건 잘한거라고도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부동산에서 연락이 와 첫번째 할머니가 계약을 했다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한다.


#. 개학을 앞두고 인수인계와 정리를 위해 교직원들이 출근을 하는 날이 있다.

1년의 마지막이기도 하고, 시작이기도 한 날에 한가지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 있었다.

나와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이 다 담임업무를 하지만 교육청에서 학급 인가를 적게 해줘서 한명이 행정적으로 비담임이 되고 실제 업무는 똑같이 해야한다.

월급에서 담임수당은 나머지 샘들이 나눠서 공평하게 갖지만 개인성과급평가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매년 정산되는 퇴직금에 영향이 있다.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기에 서로가 양해를 하며 조정해야 하는 부분인데 새로오신 정교사 샘께서 비담임을 맡기로 합의를 했다.


그런데 오후에 관리자께서 연락을 해 담임은 정교사가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주셔서 나와 또다른 선생님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막무가내로 내가 손해보기 싫다고 우기진 않지만 선뜻 하겠다고 나서기도 애매한 불편한 상황이랄까.

공평하게 제비뽑기나 가위바위보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냥 내가 비담임을 맡겠다고 했다.


#. 별 것 아닌 삶의 단편적인 에피소드이지만 매일의 일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취해야하는 삶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하루였다.

이웃을 위해 기꺼이 손해보는 것,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불편을 감수하는 것.

보다 사랑하고, 보다 정의롭고, 보다 올곧은 삶이 나를 넘어서 이웃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이지 싶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또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고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리우심이니라"

불의에 대해서는 참지 않지만 손해보는것을 기꺼워 할 수 있는 태도가 우리네 삶을 더 좋게 만들어 줄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