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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퍼스트 어벤져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를 보기 위해 그동안 미루었던 퍼스트 어벤져를 보았다. 
감독들에 대한 간섭이 심하기로 유명한 마블에서 때깔은 좋지만 아쉬운 작품들이 이어지는 흐름에서 어느정도 선방한 작품이라고 들었는데 이럴수가. 생각보다 병맛이 심한 영화였어! ㅋㅋㅋ

이 영화의 미덕은 그간 쌓아놓은 전통적 코믹스-히어로물의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일텐데
그건 '캡틴 아메리카'라는 케릭터가 가지는 상징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겠다.

영화의 주인공인 스티브 로저스는 몸무게 40kg의 허약체질 남자이지만 정의! 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지라 
세계대전에 참가하기 위해 위장신고(뭐라고!)를 여러번 도전하던 도중 박사님을 만나 특별과학부대같은 곳에 현역 입대를 성공한다.
실험은 성공해 슈퍼솔져가 되어주시나 박사가 죽어버리고 결국 그는 우스꽝스런 복장; 으로 국방부 홍보물이 되어버리고 만다.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시다가 동료를 구하기 위해 정의감 폭발하시고 
작전은 성공. 동료들의 지지로 승승장구한다. 

...대강 이런 내용인데

그에게는 '정의감' (혹은 착한 마음) 이외에 슈퍼히어로로의 동기나 갈등의 지점이 없다. (동료의 죽음 정도는 기본 코스이기에 패스). 
더군다나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케릭터 자체가 미국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몇몇 나라에서 원제인 Captain America 대신 부제인 First Avenger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출시했는데 우리나라도 반미감정때문에 퍼스트 어벤져로 개봉하셨다는;;) 
척척박사님 덕분에 초인이 되긴 하지만 신체 강화적 측면만 있을 뿐 다른 히어로처럼 특별한 장비가 있거나 지적능력이나 인간을 뛰어넘는 영역의 능력이 있으신 것도 아니다. (재력마져도 없다!! 브루클린의 나부랭이일뿐;;) 

아아. 이런 케릭터를 어벤져스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위해 영화화해야하는 감독의 마음을 잠시 헤아려 보았을 때 초난감할수도 있지 않았을까 짐작이 된다 ㅋㅋ 하지만 이런 제약점이 있었기에 마블의 평작들 사이에서 차별점을 가지게 되지 않은 것인가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히어로물이 아닌 전쟁영화에 가깝다. 
마법을 사용하거나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지지 못한 캡틴 아메리카의 특성상 그의 활약은 뛰어난 병사와 같을 수 밖에 없다. 
캡틴이라는 별명때문인지 몰라도 자신을 따르는 부대원들도 거느리고 전진에 쳐들어간다. (아쉽게도 전술은 따로 없어보인다. 닥공만;) 우리 뛰어나신 슈퍼히어로들이 민간인들과 팀을 짜서 행동하는것을 본적 있는가. 
바이크를 타고 적진에 뛰어들어가 방패를 열심히 던지는 우리 캡틴. 토르의 망치는 알아서 돌아오기라도 하지 각을 맞춰 던져야만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이 단점으로만 비쳐지지 않는 것은 전투 중 경험하는 주인공의 고생 부분이 조금 더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때때로 주인공과 적의 능력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여 (주로 멍청하다는 전제하에) 자신이 쉽게 이길 수 있는 승리를 고생고생하며 이기는 모양새보단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이다. -왠지 총 맞으면 죽을 것 같아 보인다.ㅋㅋ-

그리고 한가지 더 포인트는 마블의 다른 영화들과 연계성을 가지고 진행된다는 점인데 무엇보다 먼저 아이언맨을 떠올리게 된다.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가 준조연으로 출연하는데 토니없는 그의 존재는 그냥 똑똑한 공학자+몽상가 정도 였을텐데 그 시대에 존재하지도 않는 아들내미를 잘 알고 있는 우리로썬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는 부분이나 자신감 넘치는 능글맞은 태도가 유머아닌 유머로 읽히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엑스포 장면은 아이언맨과 직접적으로 연계가 되는데 이전에 마블영화간 서로 엮이는 작품들이 없었던 만큼 어벤져스를 앞둔 영화로의 의미가 있다 하겠다. (아이언맨 2에서 토니의 창고에서 캡틴의 방패가 발견된것도 우연이 아니겠지). 마지막 장면도 어벤져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장면이기 때문에 2시간짜리 어벤져스 예고편이냐는 비아냥을 받았던 다른 작품들에 정공법으로 승부한 셈이 되는 것 같다. (과연 어벤져스가 없었다면 캡틴아메리카가 영화화되었을까. 흠.) 

암튼 중간중간에 비웃음을 살만한 장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쫄쫄이를 입는거냐!!) 코믹스히어로물에서 기대하곤 하는 액션들이 그닥 보이지 않음에도. (더 빨리 더 멀리 뛰는 몸으로 다 때운다;) 어벤져스의 (대놓고) 예고편일지 몰라도. 재미지게 잘 보았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