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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둥이

잘하고있다. 매주 월수금마다 한시간씩 아이들을 체육관에 데려다주고 수영복을 갈아입힌 후 건물 바깥쪽 창너머로 수영장을 볼 수 있는 대기방에서 아이들 수업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아직 많은 회차를 한건 아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나 조금씩 발전하는 실력을 보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반면 이 공간을 함께 쓰는 학부모-물론 나를 빼고 다 어머님들이다-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면 어질어질해지곤 한다. 어쩜 매번 아이들의 공부 이야기 일변도인지. 할 얘기가 그것뿐이라 그런건지, 그것외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가끔은 드라마 이야기도 좀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좀 하면 좋을텐데 말이다. 조금만 그 이야기를 듣자면 마음에 조바심이 슬며시 생겨나곤 한다. 우리가 지금 큰 애한테 하는게 잘못되진 않았나 맘속에 부.. 더보기
첫째가 밴드를 잃어버렸다. 오늘 수영을 마치고 둘째를 씻기고 옷 갈아입힌 후 첫째를 기다리는데 표정이 여간 어둡지 않은가. 수영시간에 앞으로 나가질 못해서 스트레스 받던것도 오늘 잘했는데 뭔일이지 싶었다. 롱패딩 안으로는 깜박하고 입지 않은 윗도리 대신 내복이 보이고 있었다. “아빠, 팔찌를 잃어버렸어요” 오마이갓. 여기서 팔찌란 가민의 비보핏 주니어2를 말한다. 작년 여름 이후 체중은 급격히 증가했는데 운동량이 많이 부족해 나름 거금을 들여 산 제품이었다. 무엇보다 아쉬운건 첫째가 지난 몇달간 활용을 잘했던지라 어떻게 대체할 수가 없다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플 내에 부모-자녀 계정 간 보상 시스템이 연결되어 있는데 매우 잘 사용중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영을 마칠땐 있었는데 옷을 갈아입으려 잠깐 바닥에 두었더니 사라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