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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Super 8 : 떡밥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슈퍼 에이트
감독 J.J. 에이브람스 (2011 / 미국)
출연 조엘 코트니,엘르 패닝,카일 챈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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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뻔한 영화를 뻔뻔하게 내놓았지만 떡밥이 모든 것을 상쇄시키는 연출의 능력! 
 


예고편을 보는 순간 영화관으로 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떡밥의 제왕 J.J 에이브람스 감독과 외계영화(?) 전문가이신 스필버그 제작의 바로 그 영화.



[작년 여름에 예고편을 보고 난 이 영화를 보게 될 줄 알았다]


에이브람스는 몇몇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떡밥'에 있어서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 또한 그의 작품임을 당당히 드러내듯 영화의 시작과 끝이 (외계인인지, 괴물인지,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그것에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종의 라이벌인 샤말란도 그렇지만 에이브람스가 소재만으로 승부를 보는 타입은 아니고 그것을 풀어내는 것에 있어서도 탁월한 연출을 선보이는데 super 8이야말로 자신의 실력을 자신있게 선보이는 작품인 것 같다.

주인공과 그 친구들은 영화를 만드는 작업중에 문제의 사건을 마주치고 마을 전체가 뒤집어 지는 과정을 겪게된다. 영화속 영화인 그들이 만드는 영화는 어린 학생들이 만든다기에는 흥미롭지만 역시나 조약하고 뻔한 작품이 되는데 본편이라 할 수 있는 super 8 또한 배경음악이나 장면, 대사를 보면 예측할 수 있는 영화의 공식들을 (심할정도로)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하지만 관객들이 영화를 식상하게 보기는 어려운데 이는 그것의 정체라는 떡밥이 영화 전체의 긴장감을 불어넣고 끝까지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장치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소년이 세상을 구한다는 것이나 로미오와 줄리엣식의 갈등관계, 전형적인 등장인물들까지 너무나 익숙한 세상이지만 영화의 떡밥이 모든 것을 바꾸어버리는 것을 보며 이 감독의 자신감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영화의 다른 한가지 주제는 불확실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700여일간 무사고의 팻말을 지키던 공장에서 급작스런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소년. 또다른 사고로 인해 떡밥이 되고마는 그것의 기구한 운명. 상처입은 자가 위로자가 된다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한 상징인 것 같다. (더 쓰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된다-_-)

마지막 결정적인 장면을 보면서 "아, 이 영화가 스필버그가 손 댄 작품이 맞구나" 하는 감탄이 나왔는데 그 장면 자체의 아름다움이 나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ET에서 소년이 외계인과 손을 맞댄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참으로 대단했다. 아마 나에게 상징적 의미가 더욱 크게 와닿아서 그랬을 것 같다. 갈등을 극복한 가족이 서로 안고 있는 장면으로 끝난다는 것이 굉장히 스필버그적이었기도 했고 ㅋㅋㅋㅋ

암튼 100점을 주기는 싫지만 마냥 구리다고 까기도 싫은 그런 작품이었다. 영화를 통해 농을 던지는 것 같아 킥킥대며 영화관을 나올 수 있었다. 암튼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