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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가족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마친 지금까지도 가슴이 너무나 먹먹하다. 자녀됨의 죄스러움과 감사한 마음이 뒤엉킨 감정이 쉽사리 빠져나갈 것 같지는 않다.

얼마전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줄리엔 강에게 코리아는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았을 때 국적이라는 종이보다 그 안에 흐르고 있는 피가 더 강하다는 대답을 했다.

영화를 보면서 대체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었던 것 같다. 자신뿐 아니라 엄마의 삶 또한 망쳐버린 아버지를 평생 원망해온 딸과 그녀의 어긋난 삶에 한발 물러나 있던 아버지. 그들을 연결해온 '가족'이라는 혹은 그들에게 흐르고 있는 같은 피는 어떤 의미이기에 쉽사리 끊어질 수 없던걸까.

엇그제 집에 놀러온 대성형과 주은이 얘기를 하며 함께 눈시울을 붉힐 수 있던것도 영화를 보며 부모님께 소홀한 태도가 죄송스럽고 뵙고 싶은 것도 내가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기에 더 알게되는건지도 모르겠다.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자녀가 된다는 것이 이미 부모에게 갚을수 없는 빚을 지고 살아간다는 무거움이 조여왔다면 이 영화는 은혜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

아주 세련되거나 치밀한 구성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묵직한 진정성을 가진 영화였다. (신인감독이라니!) 주연배우들의 호연과 더불어 익숙한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에 더욱 몰입하며 볼 수 있었다.

아무 조건없이 주어지는 위대한 사랑. 아버지. 그 신비하고도 놀라운 관계가 하나님께서 우리와 관계맺으실 때에 사용하시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것같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