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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너와 나의 거리 지난주였나, 희언이와 눈을 마주치고 방긋 웃으면 아이도 입꼬리를 올리며 씩 웃는다. 아빠는 기분이 좋아져 엄마에게도 자랑하고 이후로도 몇번씩 씩 웃어보였다. ​ ​방긋 지음이도 마찬가지였지만 계획에 위해 아이를 갖거나 하진 않았다. 첫째를 낳고 어느정도 키우기 여유있어졌다 싶어질 때 임신을 알게 되었다. 둘째 출산 후 이런저런 이유로 처가에서 산후조리를 하기로 하고 태어난지 5일도 안된 아기와 함께 충북 단양까지 내려갔다. 처갓댁의 도움으로 아내는 산후조리를 잘 마칠 수 있었다. 난 임용고시로 인해 혼자 공부에 매진했었는데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가족과 떨어져있는 것도 그렇고 수험생 생활도 좀 힘들긴 했었다. ​ ​갓 올라왔을 때 태어난지 50일이 되서야 아기는 가족과 함께 집으로 올라왔고 방학을 맞이한.. 더보기
소아응급실에서의 24시간, 그리고 다이노소어 10시가 되어 희언이가 외래진료를 마치고 응급실에 온지 만하루가 되었다. 여전히 병원엔 병실이 없나보다. 초기에 몇몇 검사를 받느라 부산한 시기가 지나니 가끔 체온을 재거나 항생제를 놓을 때 외엔 우릴 찾지도 않는다. 타인에게 무심한 나도 한공간에서 오랜 시간 지내다보니 이래저래 관찰을 하게된다. 이곳 응급실의 분위기는 난민촌 같다는 아내의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아이들과 사투를 벌이다 오거나 급작스레 오셔서들인지 전체적으로 부산한 분위기이다. 더군다나 우리와 같은 장기 입원대기자들이 좀 있어서 여기가 합숙공간인지, 응급환자들이 모이는 곳인지 모르겠다. 처음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들의 성향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다들 천지차이다. 인격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하는 분.. 더보기
입원 [20:00] 희언이가 아프다. 이틀전부터 평소보단 찡얼거려서 성장통인가 싶었는데 어젯밤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38.4도. 어른보다 기본 체온이 높은 아기에게도 높은 수치였다. 열은 항상 밤에 나는지라 소아과는 다 문을 닫았을 시간이었다. 즉시 아기옷을 벗기고 손수건을 미지근한 물에 적셔 몸에 묻혔다. 더디지만 약간의 효과는 있었다. [03:00] 밤 늦게 해열제를 먹이려니 계량할 수 있는 컵이 없어 편의점에서 사왔다. 지음이가 쓰던 해열제가 냉장고에 2개나 있었는데 아쉽더라. 새벽이 되어서야 대략 37도 후반까지 열이 떨어진걸 확인하고 잠이 들었다. 희언이는 그동안 약간 예민하긴 했지만 괜찮아보였다. [08:00] 아침에 일어나보니 애가 많이 열이 올랐다. 39도. 해열제를 먹이기보단 빨리 소아과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