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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그림자 놀이 집 가까운 곳에 산책할 수 있는 개천이 있다는건 좋은 것 같다. 처음에는 몇걸음 걷지도 않고 안아달라고 재촉하더니 이젠 아빠 손을 이끌고 앞서 걸어가는 모습이 익숙해지다니. 더위를 피해 돗자리를 깔고 쉬고 계신 할머니에게 지나치지 못하고 '​안녕하세요~' 인사를 드렸더니 나이는 몇살인지,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 제깍 대답하는 모습이 이뻐보였는지 한가득 칭찬 받았던 일은 보너스이다. 어둑어둑한 밤거리를 산책할 때 가끔 아이가 멈추어 설 때가 있다. 가로등에 비춘 그림자가 신기한가보다. '​그림자에요' 라고 신난 목소리로 가리키곤 한다. 등 뒤에 있는 그림자를 보다가도 한걸음 내딛어 옆으로 자리를 옮긴 그림자를 찾아낸다. ​ 이건 지음이 그림자고 저건 아빠 그림자, 엄마 그.. 더보기
교회 갔어요! 외출이라곤 이틀전 교회 친구들 왔을 때 함께 까페에 가본것이 전부였는데 출생 42일만에 교회에 다녀왔습니다. 교회는 홍대에 있는데 저희 집은 부천인고로 거리가 좀 됩니다. [먼저 자기전에 깨끗이 씻구요~] 이동방법은 김포공항을 경유하는 방법으로 버스 두번과 전철 한번을 타야하는 대장정! 슬링과 유모차를 사이에 두고 손으로 안고 가기로 결정ㅋ 11시 예배에 여유있게 가기 위해 아홉시에 출발하기로…했지만 여러 사정상 10시 넘어 나갔습니다ㅋㅋ 정신없이 아이 물품을 챙기고 주린 배는 가는 길에 김밥천국 김밥으로 채우고 지음이는 속싸개에 둘둘 말린 채로 출발. 관건은 역시나 이동 중 '응애-'하고 보채는 일이겠지요. 버스나 전철에서 분유를 먹이거나 기저귀를 가는 일은 쉽지만은 않을테니까요. 그래도 아가들이 외출.. 더보기
자란다 긴, 긴 밤이었다. 아니 긴 하루라고 하는게 더 적절한 표현이 될까. 자지러지게 울던 아기는 언제 그랬냐는듯 엄마품에 안겨 잠이 들고 난 아직 여운이 남아있는지 늦은 새벽에 깨어 출근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40여일간의 육아기간을 거슬러볼 때 기쁘고 감사한 순간들보다 버겁고 힘들었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지금 알게 된 지식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당시엔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별것 아닌 선택이 '습관'이 되어 나비효과를 일으킬거라 알지 못했던 시간들. 퇴근이 출근과 다름없는 단어가 되고 칭얼대는 아이를 안고 얼마 남지않은 출근시간을 걱정하던 늦은 새벽들. 그중에서도 날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어느 것 하나 나의 통제범위안에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한다는 불확실함들. 특수교육현장에서 가장.. 더보기
순간 품에 안긴 지음이가 잠들었는지 확인도 해볼겸, 아이 얼굴도 보고 싶어서 거울을 많이 보곤 한다. 지음이가 오늘은 흔들침대에 적응이 되는지 울지는 않는데 잠은 아직 들지 못했는데, 밀린 집안일들도 할겸 눕혀놓았더니 서운했는지 찡찡거릴 기색이 보이길래 금새 안아주었다. 거울에 비친 잠든 지음이의 표정을 보는데 순간 울컥함이 있더라. 삼십일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정도로 그때 그때의 상황에 반응하고 살아가면서 이녀석이 내 아이이고 남은 생을 함께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나보다. 아픈 이후로 쉽게 체력적으로 방전이 되는 아내와 초보 부모로 살다보니 알아야 할 것들도, 신경써야 할 것들도 너무 많이 있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하아. 이제사 부모가 된 것 같아 쑥쓰럽기도 하고 혼자 감격하기도 하고 .. 더보기
작전상 후퇴 아내가 아팠다. 토요일에는 고온이 40도 가까이 나서 푹 자다가 결국 밤이 되어서야 (인터넷 검색 후) 타이레놀 한알 먹고 하루 더 쉬고 나서야 좀 회복이 되었다. 아내가 아팠다. (또!) 학교에 있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오는 것이 아닌가. -평소에 그런 일이 드물기 때문에 이건 좋지 않다는 징조- 아니나 다를까 목소리엔 힘이 하나도 없고 배가 너무 아프다는 이야기만… 구토도 했다는 말도 (입덧할 때도 두번밖에 안했는데) 오전 이른 시간에 온 전화는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오늘은 도우미 이모님도, 아무의 도움도 없이 하돌이와 둘이 있는 날 아닌가. 일하시는 양가 어머님을 호출할 수도 없고 믿을 건 후배들인지라 여기저기 연락을 했는데 다행히 미선이와 지희가 도와준다고 해서 퇴근시간까지 함께해주었다. (정말.. 더보기
불면의 밤 지난날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나도, 아내도..그리고 하돌이도. 한학기에 몇번 없는 부서회식을 짧게 마치고 집에 들어온 시간은 오후 8시. 하돌이는 갓 잠에서 깨어나려고 뒤척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잠든 시간은 새벽 1시 무렵. 긴긴 시간동안 젖도 먹이고 귀저기도 갈아주고 혹시나 열이 있을까 체온도 재어보고(정상이었음) 아는 한도내에서 다 해보았는데 고놈이 어찌나 눈이 땐땐하던지. 시간이 흐를수록 지쳐가더라. 부모의 무기력함이 죄책감으로 변하는 것도 순식간이고. 아내는 저녁을 차려놓은 상을 놔두고 아이를 달래느라 열시가 넘어서야 내가 하돌이를 안는 조건으로 입맛도 없는 밥을 삼켜야 했고 나도 내일의 출근 같은건 생각할엄두도 없이 아이의 미세한 반응을 놓치지 않으랴 지켜보고 어루고 있었다. 그러다 화.. 더보기
밀당 살랑살랑 눈이 감기려고 한다. 마음을 놓아버려서는 안된다. 작게 벌려진 실눈이 언제 뜨여질지 모르니. 쌔근쌔근하는 숨소리가 언제 칭얼대는 소리가 될지 알 수 없다. [바로 요런 상태] 근데 오늘은 이전과는 좀 다르다; 배부르게(=졸면서) 모유나 분유를 먹이면 쉽게 잠들곤 했던 아기가 한시간 반째 잠들지 않고 있는것이다.;; 낮에 반복되는 실랑이에 많이 지쳐있는 아내는 잠들어있고 이 상황을 홀로 타개해야 하는 아빠로서 한손에 아이를 안고 분유타서 먹이기 & 캥거루 수면을 위해 배에 안기기 & 기저귀 갈아주기(+뽀송 엉덩이를 위한 통풍서비스)까지 지난 한주간 배운 모든 기술을 다 사용했는데도 하돌이 눈은 땡글땡글한 것이다. 더욱 상황은 악화되어가는 것이 분유를 먹이면 졸려하는데 트림시도한다고 등 두들기니 잠.. 더보기
캥거루 재우기를 시도하다 '아기들이 손을 탄다'라는 표현이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유아시절에 많이 안아주고 어르는게 익숙해진 아가는 커서 양육자의 손길이 닿지 않고는 쉽게 잠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생후 일주일을 맞이하신 김하돌 아기에게도 손 타는 경보가 울리고 있었다. 기저귀도 갈아주고 배도 부른데 자기 전에 찡얼찡얼 거린다는 것이다. 하돌이에게는 안타깝게도 엄마, 아빠 모두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모인지라; 아이가 찡찡거려도 눈 깜박 안하고 혼자 잠드는 습관을 만들어주어야 겠다고 행동하고 있었다. 그래도 마음 한켠이 미안해지기도 하고 이 일을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알기 위해 인터넷 겜색을 하다가 신생아에게 손탄다고 스킨십을 안하는건 잘못된 거라는 내용의 글을 읽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캥거루 케어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대.. 더보기